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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소식/마케팅

롯데시네마 한글날 이벤트

최근 롯데시네마에서 많은 영화를 보았다. 탐정2부터 시작해서 공작, 써치, 명당, 협상, 안시성, 암수살인까지 관심있는 작품은 다 봤다. 이렇다 할 인상깊은 작품이 없었던 것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반대로 괜히 보았다싶은 영화도 한 편도 없었다. 볼 만한 영화를 다 보고 나니 10월 말에 개봉하는 창궐까지 보고싶은 영화가 없는 것이 아쉽다. 거기다가 며칠 전 암수살인을 보러 갔더니 한글날 이벤트를 한다고 적혀 있어 더욱 아쉽다. 이벤트 대상자라 하더라도 더 이상 볼 영화가 없으니 말이다. 써치를 제외하고 전부 한국 영화만 영화관에서 관람한 것에서 보이듯 난 한국 영화 매니아다. 작품성이나 예술적인 영역을 떠나서 한국어 대사가 아니면 웬지 모르게 집중이 안된달까? 딱히 영어에 거부감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상한 일이다. 아무튼 한국 영화를 좋아하는 나에게 한글날 볼 수 있는 영화가 없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심지어 이번에 진행하는 롯데시네마 한글날 이벤트에는 나도 대상이 되는데 말이다. 그럼 롯데시네마에서 한글날을 맞아 어떤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지 살펴볼까?



순 한글 이름을 가진 사람은 3천 원이 할인 된다. 순 한글 이름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지만 어딘가에서 이 이벤트를 보며 흐뭇이 미소짓겠지 싶다. 두 번째 이벤트는 이름의 초성에 위 5개의 자음 중 하나라도 들어가면 2천 원이 할인 된다. 난 여기에 속한다. 취지가 아주 좋은 이벤트인 것 같다. 지난 번에 같이 영화를 보러 간 지인은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은 이벤트라며 투덜댔었지만 한글날을 단순히 공휴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다시금 그 의미를 돌이켜보게 하는 공공의 목적까지 달성할 수 있는 이벤트기 때문이다.


롯데시네마 외에도 한글날을 맞아 다양한 기업들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정보기술 관련 IT 기업에선 한글날 기념 폰트도 개발하고 무료로 배포하는가 하면, 게임 업계에서도 관련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음식 배달 앱 '배달의 민족'의 이벤트 또한 빠질 수 없다.



일각에선 이렇게 기업들이 한글날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는 모습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결국 자사의 브랜딩과 수익적 목적으로 한글날을 이용한다는 의견이다. 심지어 사명도 영어 이름이면서 한글날을 팔아 상품과 서비스를 더욱 구매하게 만드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진행하는 이벤트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 역시 동감한다.


최근 유통업계의 마케팅 과정에서 언어 유희가 인기를 끌면서 수많은 신조어가 생겨나고 있고, 심지어는 외계어를 넘어서 무슨 뜻인지 뜻풀이를 듣지 않으면 전혀 알아챌 수 없는 말들까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존맛탱, 치즐링 정도까지야 알아 먹겠는데, 딹, 쓱, 짜블타오, 식석갓세...... 이게 당췌 무슨 말일까? 기억에도 남기 힘든 단어를 억지로 만들어서 신조어랍시고 마트 벽면에 크게 붙여놓은 것을 보면 황당하다. 언어 파괴인가? 언어 유희인가? 의견이 분분하지만, 소비자의 쇼핑 문화에 도움이 안된다는 사실만은 자명하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번 한글날 이벤트는 기업의 이득도 취하고, 한글날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새기게끔 한다는 점에선 훨씬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