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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소식/행동경제학

댄 애리얼리 교수가 말하는 사회규범 시장규범의 딜레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는 여러 가지 규범들이 존재합니다. 각각의 규범에 따라서 우리가 행동하는 양상 또한 바뀝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여러가지 규범 중 듀크대의 댄 애리얼리 교수가 말한 두 가지 규범인 사회규범과 시장규범에 대해 설명하고, 두 가지 규범간의 차이점과 좁혀질 수 없는 간극을 사례 위주로 보여드리려 합니다.



댄 애리얼리 교수는 경제심리학자로서 부의 감각 등의 유명한 저서를 여럿 남겼습니다. 한국에서도 심리학 관련 인물로 잘 알려져 그가 저술한 서적이 베스트 셀러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두 가지 규범이 있다고 말하는데 사회 규범, 또 하나가 시장 규범입니다. 사회규범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의 행위에 초점을 맞춘 행위 이론의 기초적인 개념입니다. 인간에게 어떠한 사회적 행위를 의무적으로 규정하고 그것을 따르는 것을 당연시합니다. 가령 우리는 버스에서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면 뿌듯함을 느낍니다. 이때 노인분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면 사람들은 만족감이 올라가는 것은 사회규범을 따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같은 상황에서 노인이 자리를 양보한 청년에게 감사 인사 대신 만원짜리 한 장을 쥐어준다면, 청년은 어리둥절함과 동시에 자신의 진정성 있는 호의가 돈으로 환산되었다는 사실에 살짝 기분이 상할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재화나 물질로써 가치가 환산되는 것에 작용하는 것이 시장 규범입니다. 또는 시장규칙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우리가 회사에서 받는 급여, 물건을 사고 그 가치만큼을 지불하는 소비활동 등이 시장 규범을 따른 거래 행위입니다. 이렇듯 두 가지 규범이 지향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이 둘은 공존하기가 불가능합니다. 위에서 예를 들었던 버스에서 자리를 양보하는 상황에서 보여지듯, 두 가지 규범은 공존할 수 없으며 때문에 일상에서 자주 충돌하기도 합니다. 제 주위에는 시장규범을 부정하고 싶어하는 한 친구가 있습니다. 어떠한 일을 할 때에도 성공 보수보다는 본인이 얻는 만족감을 우선시하며, 다른 사람과의 관계 형성에 있어서도 이런 부분을 중시합니다. 인간 사회에 사회 규범과 시장 규범이 양립할 수 없을까라는 의문에 대해 이스라엘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실험을 했습니다. 탁아소에 맡긴 아이를 찾으려 오는 부모들을 대상으로 벌금 제도를 실시한 것인데요. 결과는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벌금 제도를 실시하기 전에는 아이를 늦게 찾으러 오게 되면 탁아소에서 아이를 돌보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부모들은 죄책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벌금을 매기기 시작하자 돈을 지불하면서 죄책감을 줄어들고, 어느새 지각은 더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사회규범이 적용되는 상황이 벌금이라는 패널티가 부여되는 순간, 시장규범으로 인식의 전환이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 비슷한 사례는 사내 지각 벌금 제도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어차피 늦은거 돈내면 되지라는 인식이 형성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형성된 시장 규범은 웬만해서는 사회규범에게 원래의 자리를 돌려주지 않습니다. 한번 시장 규범이 자리 잡게되면 사람들은 그것을 당연시 여기게 됩니다. 벌금 제도를 폐지하더라도 사원들의 지각은 줄어들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미국의 한 학교에서 학생의 성적이 올라가면 해당 강좌 교수에게 인센티브를 실시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런데 열성적으로 학생을 가르치던 교수들이 학교 측의 제안에 실망해 오히려 강의의 전체적인 질이 떨어지게 된 것이었습니다. 사회 규범의 통제 하에 열정적으로 연구하고 강의하던 교수들이 돈이 관여하자, 동기부여를 잃어버린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돈을 대신할 다른 보상품을 찾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인센티브의 효과가 크지 않을때는 사회 규범과 시장규범이 양립하여 혼돈을 일으키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회사의 일원으로서 만족감 조사를 할 때 많은 청년 사원들이 의외의 답을 합니다. 본인이 한 업무가 인정 받았을 때 가장 큰 만족감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아마 이러한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 이상 지인들과 나눈적이 있을 정도입니다. 인재로 불리고 싶어하는, 인정받는 사원이 되고 싶은 청년들에게 회사에 대한 자긍심을 느끼게 해주려면, 사회규범이 가져다주는 만족감을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단순하게 돈으로 보상하려고 하는 순간 사원들은 본인이 받는 급여만큼만 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