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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소식/행동경제학

경제심리학 소비자 적정가격의 원리

상품에 대한 가격은 어떻게 책정될까?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정답이 없다'이다. 가격 책정에는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고 그것은 실시간으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독점 상품일 경우에는 판매자 마음대로 가격을 책정해도 무리가 없지만, 지금 우리가 뛰어든 시장에는 수많은 경쟁 상품이 존재하기 때문에 적정 가격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판매자가 생각하는 적정 가격은 다양한 변수를 포함하여 결정하지만, 소비자는 이 가격을 오롯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소비자들에겐 본인이 생각한 적정 가격이 따로 있다는 것인데, 이는 우리가 접하는 수많은 상품들에도 녹아들어가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볼까? 나는 고질적인 목통증과 어깨 결림으로 회사 인근의 스포츠 마사지 샵을 자주 찾는다. 최근에는 도수 치료가 좋다는 말에 병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번 받고 나면 3일 정도는 통증이 많이 누그러진다.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하고 건강함을 유지하기 위한 나만의 힐링 방법 중 하나다. 마사지 샵을 가면 보통 1시간 또는 1시간 30분 짜리 코스를 받는데, 이 외에도 다양한 코스가 '시간제'로 되어 있고 본인이 원하는 코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마사지를 담당하는 관리사마다 저마다의 방법으로 마사지를 하고, 그 실력차는 받으면서 바로 알 수 있다. 그래서 같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서비스의 질을 느끼는 경우가 발생하기에, 나처럼 자주 마사지를 받는 사람들은 통증 부위를 귀신처럼 잘 찾는 관리사만 찾는다. 같은 비용을 들여서 받았는데 전혀 시원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억울하지 않은가. 소비자로서의 당연한 권리인데, 간혹 내가 원하는 관리사가 일을 하고 있는 중이라면 생전 처음 받아보는 관리사에게 받게 될 때도 있다. 실력없는 관리사에게 받고 나면 몸도 찌뿌둥하고, 기분도 좋지 않다. 재미있는 것은 실력이 있든, 없든 고객이 선택한 코스의 시간을 풀타임으로 채워야만 한다. 스킬을 갖고 있다는 것은 내가 하는 일의 비용과 시간을 줄여주는 것이고, 기업이 기술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 기술인을 찾는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하지만 마사지샵은 왜 실력의 편차가 있는 두 관리사가 동일한 시간을 다 채워야만 할까? 스킬을 이용해 1시간 받은 시원함을 10분 내에 줄 수 있는 사람도 있을텐데 말이다. 여기에는 소비자가 느끼는 '적정 가격'이라는 개념이 숨어 있다. 소비자는 본인이 지불한 가격에 합당한, 최소한 손해보지 않을 만큼의 상품과 서비스를 원한다. 특히나 그것이 마사지와 같은 '기술'의 영향을 많이 받는 서비스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리고 여기에는 재미있는 사람들의 경제 심리가 발동하는데, 같은 가격을 지불했을 때 소비자들은 10분 만에 후딱 마사지를 끝내는 관리사보다 1시간에 걸쳐 받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본인이 지불한 가격에 대한 보상을 온전히 받는 것이라고 느낀다. 마사지를 정기적으로 받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경험은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병원을 방문했는데 1분 내에 진찰을 마치고 감기약 처방전만 받고 나온 경험이 있지 않은가? 집에 있는 망가진 가전 제품을 고치려고 수리공에게 연락을 했는데 그렇게 작동하지 않던 기기가 3분 안에 멀쩡해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 소비자가 지불한 가격에 아까움을 덜 느끼도록 하려면, 단시간에 끝나는 일이라도 오랫동안 살펴봐주는 것이 좋다. 내 시간과 노력, 기술이 있었기에 당신이 지불한 가격에 합당한 서비스를 받는 다는 생각을 심어 주어야 한다. 특히나 의사들은 새겨들었음 한다. 내가 진행하는 사업중 온라인 광고 대행업을 하면서 디자인 작업 등을 외주 맡겨야 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한번은 블로그 스킨을 코딩하는 작업을 맡긴 적이 있는데, 만족도가 상당히 낮았다. 하지만 제작자가 계속해서 불만 사항을 수정했고, 정해진 기간을 넘어가면서까지 연락을 취해 문제를 해결해주었기에 오히려 이 사람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끼기 까지 했다. 여기에서 내가 느낀 만족도와 비용의 상관 관계가 소비자의 '적정 가격'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