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케팅소식/행동경제학

행동경제학 마케팅 쇼핑몰 운영자가 알아야 할 극단 회피 심리 이론

군대 생활은 중간만 적당히 하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너무 나서지도 말고 너무 대충 하지도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사람은 은연 중에 극단적인 것을 싫어하는 성향이 있나 봅니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너무 극단적인 정치 성향을 드러내거나, 개인의 취향을 내세우면 외톨이가 되기 일수입니다. 항상 남들과 어울려 지내야 하는 사회의 틀 안에서 살아간다는 것을 잊으면 안되니까요. 은연 중에 우리의 경제 심리 속에도 이러한 극단 회피적인 경향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어떤 사물을 바라볼 때 자신만의 취향이나 선호도를 기준으로 그 물건의 좋고 싫음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어떤 것을 선택해야할 때, 취향이나 선호도 등을 초월하는 강한 요소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중간 선호 심리입니다. 보통 행동경제학 이론에서는 '극단 회피' 또는 '가격 비교 효과'로도 불립니다. 예를 들어 10,000원, 35,000원, 99,000원짜리 신문 구독 서비스가 있을 때, 사람들은 중간 값인 35,000원짜리 상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유는 간단한데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닌 '손실회피 성향' 때문입니다. 무언가를 손해보길 정말 싫어하는 인간의 심리가 반영되어 가장 싼 상품은 상품의 질이 좋지 않아 손해를 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반대로 가장 비싼 상품은 그 가격에 부합되는 서비스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라는 불안감 때문에 중간 가격의 상품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즉 인간에게는 무의식중에 '무난한 선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인데, 이를 활용하여 판매량을 늘릴 수 있는 마케팅 전술도 있습니다. 쇼핑몰 사업자라면 누구나 알아야 할 중요한 가격 책정 방법입니다. 바로 비교하게 만들면, 사람들이 중간 값을 선택하는 경향을 활용하여 '가격 비교'를 하는 상황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A와 B라는 상품에 더해 C라는 고가의 상품을 끼워 넣는 것입니다. 내가 판매하고 싶은 상품인 B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의 C 상품을 끼워 넣었을 때 A는 싸구려의 품질이 낮은 물건, B는 적당한 가격의 어느 정도 품질도 보장된 물건으로 둔갑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코스요리 전문점 100곳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메뉴를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그 결과를 두 개의 코스 메뉴만 판매하는 매장과 세 개의 코스 메뉴를 판매하는 매장으로 나누어 조사하였더니, 흥미로운 결과를 보였습니다. 두 종류의 메뉴를 판매하는 곳의 메뉴는 가격에 상관없이 두 종류가 골고루 판매되는 데 반해, 세 종류의 코스요리가 제공되는 매장에서는 유독 중간 가격의 요리가 엄청나게 많이 팔렸던 것입니다. 수치상으로 무려 85퍼센트 이상이었다고 하니 극단을 회피하고 싶어하는 심리를 확실히 보여준 셈입니다. 쇼핑몰 운영자들도 이러한 가격 책정 전략을 세우고, 내가 판매하고 싶은 메인상품의 앞 뒤에 같은 용도의 또 다른 상품들을 잘 배치한다면, 상품이 한 개 있을때보다 판매량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업자들이 활용하는 방법으로 충분한 검증을 마친 전술이니 꼭 활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러한 가격 비교 효과는 회식 자리에서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이 많이 참석한 단체 회식의 경우, 개인의 선택보다는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서 무난한 선택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고르는 메뉴를 나도 선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알게 모르게 우리의 생활 곳곳에 숨어 있는 경제 심리들이 많지 않나요? 행동경제학은 인간을 이해하는 학문입니다. 전통 경제학에 비해서,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