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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소식/행동경제학

소비자 행동경제학 손실회피 심리

행동 경제학이란 우리의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을 소재로 하여, 사람들의 행동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경제적 관점에서 파헤치는 학문이다.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재미있으면서도,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학문이 행동경제학이다. 이 학문의 특성상 심리학에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전통 경제학에서 말하는 사람들의 경제 활동과 대치되는 부분도 많다.




손실회피 심리는 이러한 행동경제학을 논함에 있어서 가장 근본이 되는 이론이라 볼 수 있다. 첫번째 포스팅에서는 소비자가 손해라는 것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가와 그에 따른 실생활 패턴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 마케터와 상품 판매자뿐만 아니라, 기업의 인사 담당자에게도 유익한 내용이라 생각한다. 


세상에는 엄청나게 많은 판매자가 있다. 소비자의 선택권이 그만큼 넓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러한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는 매일 이성적이지 못한 행동을 하고 있다. 늘 가던 음식점, 항상 같은 맥주와 안주, 매번 가던 술집 등 일정한 테두리 밖으로 벗어나지 못한다. 왜 그럴까.


내가 새로이 선택한 음식점이 못먹을만큼 맛이 없다면 기존에 이용하던 식당을 가지 않은 나의 선택을 후회할 것이고, 평소 입지 않던 스타일의 옷을 샀다가 어울리지 않아 파티에서 쓰라린 자괴감을 느낄 때의 기분은 두고 두고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이렇듯 우리가 선택의 기로에서 익숙한 것을 자주 찾는 이유는 후회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비자의 심리 기저에는 실패하고 싶지 않다, 즉 바꿔 말해 손해보고 싶지 않다라는 마음이 깔려 있다. 내가 새로운 시도를 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보다 내가 새로운 선택을 했을때 잃게 되는 카치를 더 크게 책정하는 것이다. 이 같은 심리를 행동 경제학에서는 손실회피 심리 또는 손실회피 경향이라 부른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고 한다. 평소에 잘 팔렸던 상품이 꾸준히 팔리고, 신상품의 판매량은 좋지 못하다. 유통의 흐름엔 소비자들의 심리가 반영되어 있다고 하니, 경제 불황에서 시장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가가 분명해진다. 늘 내가 지불하던 수준의 가격으로 평소에 경험했던 수준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가져다주는 안정감은 새로움에 무모하게 도전했다가 잃을지도 모르는 불안감을 가볍게 이긴다.


정리하면 손실회피 성향은 사람이 얼마나 합리적이지 못한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한다. 물론 모든 사람이 순간의 선택에 대해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선택을 하고 일을 처리했다고 믿고 있지만, 본인도 모르는 순간 매 선택의 순간에서 이러한 심리가 발현된다는 것이다.


손실회피 심리와 관련된 다양한 실험 사례가 있는데,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이 실험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인간은 이익을 추구하기보다 가급적 손실을 피한다는 이론을 주창하면서 이를 증명하기 위해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행했다. 한 가지 사례로, 어떤 이에게 10달러를 쥐여 주고, 나와 게임을 해서 이기면 20달러를 추가로 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단 게임에서 패했을 경우 처음 주었던 10달러를 회수한다는 조건이었는데 대니얼 카너먼이 행한 이 실험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게임에 응하지 않겠다는 대답을 하였다.


이는 손실회피 성향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게임에서 이기든 지든 본인에게 손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20달러를 획득할 수 있는 조건을 거절한 것이다. 실험의 목적을 염두에 두고 가만히 살펴보면 게임에 응하지 않은 이들이 얼마나 어리석었던가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필자 역시 이러한 상황의 피실험자였다면, 게임에 응하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행동 경제학은 인간의 기저 심리를 바탕으로 통계에 의해 만들어진 학문이기 때문에 필자 또한 일반적인 행동 양상을 그대로 따랐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을 앞에 언급한 실험을 역으로 제안한 것인데, 최초에 50달러를 주고 30달러를 회수한 다음, 같은 제안을 했을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게임에 응했다. 이는 애초에 내 돈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30달러를 잃었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이와 같은 실험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활 곳곳에는 이러한 인간의 심리가 반영된 사례가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이러한 심리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과 전술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의 생활 속을 파고든다.


이렇게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행동경제학은 재미가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연구해 볼만한 가치가 크다.